아띠펜션-

소설 <연금술사> 의 작가로 유명한 파울로 코엘료의 또다른 책 <알레프> 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여행은 언제나 돈의 문제가 아니고 용기의 문제다"

두달간의 제부도 인명구조팀 활동이 어제부로 해단식을 마치고 종료되었다.

짧지 않은 기간동안 같이 고생한 인명구조팀에게 먼저 감사의 박수를 드리고 싶다. 짝짝짝!

두달간의 추억을 곱씹자니 한둘도 아니고 그 모든걸 어찌 우열을 가릴수 있겠냐마는,

혹여 그중 가장 먼저 생각나는게 무엇이냐 물어본다면 당연히 두달간을 함께 지낸 아띠가 그 첫번째에 오르지 않을까?

하늘이, 바다가 허락해야만 올수있는 신비의 땅 제부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자랑하는 곳, 아띠펜션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려 한다.

처음에는 팀장님의 "제부도에서 제일 좋은곳으로 구해놨어" 라는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예전숙소에다 산더미처럼 챙겨온 짐을 차곡차곡 예쁘게 풀어논지 몇시간 됬다고 숙소를 옮긴다 하니 오히려 본적도 없는 새 숙소에 대한 이유없는 분노만 생겨갔다.

"제부도에서 제일 싼데라서 옮긴거 아니야?" "싼데는 방도 작을거 같은데?"

새 숙소는 본적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마음속에는 "방도 작을거야, 에어콘 보일러도 없을거야, 펜션주인은 마동석보다 덩치 큰 아저씨일거야, 바베큐장도 없을거야" 같은 근거없는 비방만 하던 와중, 바다 바로 옆에 크고 예뻐보이는 2층 건물이 있었다.

"저런데가 딱 좋은데, 넓고 숙소에서 바다 쫙 보이고..."

그런 한탄을 하면서 끌려가는 소처럼 터벅터벅 걷다보니 어느새 숙소에 도착했다고 한다.

"아띠펜션" 내가 봤던 그 2층 건물이였다.

펜션에 도착을 해서 다시 한번 보는 순간, 건물이 너무 예뻤다.

넓은 마당에 깔려있는 자잘한 조약돌은 마치 해안가를 연상시켰고, 건물뒤로 보이는 파란해변, 그리고 오른쪽에 보이는 제부랜드의 커다란 바이킹까지 본 순간, 드라마의 촬영지가 아닌가 할 정도로 경치가 아름다웠다.

우리가 쓴 방은 2층의 6호실이였는데, 방에 들어가자 마자 보이는 바닷가쪽 커다란 2중창문엔 파도치는 해변이 수놓아져 있었고, 마룻바닥을 연상시키는 깔끔한 인테리어와 절묘히 조화되어 매우 아름다운 그림을 본 듯 하였다.

밖에서 본 것보다 조금 작은 듯하여 열어본 작은 문 뒤에는 커다란 침대와 함께 햇빛이 비치는 커다란 스위트룸이 반겨주었고, 그 순간 정말 환상의 집이 이런 느낌일까 싶었다.

저녁에는 커다란 창문에서 석양이 아름답게 비춰지고, 아침에는 혹여나 잠든 사람 깨울라 작은 창문이 조심스레 아침이 왔음을 전하니 정말 하루에 두번씩 감탄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불과 단 반나절만에 새 숙소에 대한 의심은 사라지고, 여기는 나의 두달간의 생활을 지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라는 확신이 생겨버렸다.

자다가 일어나서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다가 보이고, 부족하다 싶을땐

2층계단옆 비밀통로같은 계단을 타고 옥상에 올라가면 주변의 모든 집이 내려다 보이면서 좌로는 매바위, 우로는 산책로까지 제부도 1.98km의 해변이 한눈에 들어오니, 그 한순간 만으로도 제부도의 모든 것을 보았다 라고 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이렇게 전망좋은 곳에서 밤에는 특설 캠핑장에서 바베큐 파티까지 있으니, 왜 제부도에서 이 펜션만 사람이 가득한지 알게 되었다.

화이트톤의 깔끔한 싱크대에 전기렌지가 내장되어 있어 가스렌지 특유의 가스냄새나 연기가 없었다. 그 덕분에 소세지야채볶음, 까르보나라, 불고기양파볶음에 그 유명한 짜파구리등등... 다양한 요리를 해먹고도 렌지 쓴 티가 안나서 팀장님들 몰래 이것저것 먹는 재미도 있었다.

물론 펜션 사장님도 마동석이 아니였다. 처음에 험상궂은 사람일거라고 생각했던게 미안해지게 예쁜 여사장님과 미모의 누님이 펜션을 지키고 계셨다.

여담이지만 미모의 누님은 올해 대세 걸그룹의 모 멤버와 닮았더라. 공항에서 봤으면 팬이라고 싸인요청할뻔 했다.

어쨌든ㅡ_ㅡ;; 사장님과 누님이 자꾸 웃으면서 친절히 챙겨주시니 저절로 피로가 싹 사라지고, 펜션의 다른 손님들이랑도 함께 아름다운 야경을 보면서 바베큐파티를 즐기고 나니 행복이란 이런거구나 하며 인생에 대한 깨닮음도 얻게 도와주었다.

아침에는 일어나서 코 앞에 있는 매바위를 산책나가곤 했는데, 역시 제부도의 상징인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어찌나 장관이던지! 생전 처음으로 바위한테 멋있다고 생각이 들어버렸다.

주변사람들이 사진찍을 때, 나는 핸드폰 들고 사진 안찍을라 했는데, 도저히 안찍고는 배길 수가 없더라, 매바위 사진도 찍고 매바위 끄트머리 작은 바위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을 느꼈다.

2달이라는 기간이 절대 짧지 않은 기간이고, 같은 곳에서 같은 일만 하다보면 지루함을 느낄만 한데, 그런 감정이 들지 않았던 건, 아무래도 일 끝나고 돌아왔을때 반겨주는 펜션도, 사장님도, 분위기도, 경치도, 그 모든게 전부 행복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제부도에서 정말 좋은 기억을 가지게 해준 아띠펜션은 역시 가장 처음에 생각나는게 맞는거 같다.

너무 많은 후기들에서 쓰여 식상하지만, 식상한거 싫어하는 그런 나마저 쓰게되는 매력을 가진 아띠펜션에게

<내년에 또 오고싶다> 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도 그렇게 말을 쓰게 해준 아띠펜션이 고맙습니다. #고마워 #또봐